나는 안동사람이다.

뭐 그렇다고 소주를 안동소주만 마시는건 절대 아니지. 난 참이슬 프뤠쉬!ㅋㅋ

이번에 선물용으로 안동소주를 구입했다.

전국 어디서든지 택배로 구입이 가능하지만, 이왕 들르는 김에 안동에서 산거다.


안동소주는 주조하는 분이 두 분 계셔서 종류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나의 선택은 민속주 안동소주! 45도짜리 오리지널로 업어왔다.


소고기를 안주로 삼아 한 병을 두 명이서 나눠마셨다.

용기있게 원샷해버린 첫 잔의 느낌은...

우워.......................................

위스키 스트레이트 잔을 털어넘길 때의 뜨거움(?)의 두 배 정도...

살려주세요.... 입술부터 마치 십이지장까지 직선으로 뚫린 듯한 불꽃의 맛.ㅋㅋㅋ


아 내가 왜 이걸 원샷했지.... 오만 생각이 다들 때쯤,

갑자기 몸이 리셋되는 느낌이다. 다시 원샷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몸상태가 됐다.

신기했지만 그 뒤로 난 원샷을 하지 않았다.............-_-; 넘흐 뜨거워..ㅠㅠ


그런데 또 신기한 것은, 45도라는 도수가 말해주듯 술기운은 일반 소주보다 빨리 올라오는데

오히려 뱃속은 갈수록 안정이 되는 느낌이다.

첫잔을 넘길때의 불꽃샤워도, 막바지로 갈 수록 마취(?)가 되는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내 친구의 참이슬 프뤠쉬는 마시면 마실수록 목넘김이 꿀렁꿀렁(-_-)해지면서 요동을 치는데.

이건 오히려 쌉싸름하고 구수한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지면서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더 적게 마셔서 한 병 전체 양 중 40% 정도를 마셨는데,

짧은 시간동안 많은 양의 알코올이 혈관을 타고 흘러다녔지만 오바이트의 향기는 나지 않았다.

한시간 정도 쉬다가 다시 2차를 안동소주로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_-)/

하지만 비싼 술이라 더이상 달리진 않았다...ㅎㅎㅎ


막걸리나 동동주를 마시고 나면 다음날 아침에 머리가 두 쪽이 나는 느낌이 든다.

뭐, 좋은 제품들은 괜찮다고 하는데 보통은 뒷끝이 참 센 느낌이다.

그런데 안동소주의 놀라움은 다음날 아침에 더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숙취가 심한 내가, 심하디 심한 내가~♪ 숙취 제로 상태가 잠에서 깼다.

이럴 수가 있나? 머리가 전혀 안아프다. 머리를 이리 흔들고 저리 흔들어도 안아프다.

뭔가 전통주라서 막연히 뒷끝이 심할 줄 알았는데 완전 쿨한 술이구만!!


강렬한 첫 잔의 느낌에 아직도 원샷은 엄두가 잘 안나긴 하지만,

좋은 사람과.. 정갈한 안주를 가운데 놓고 조금씩 음미하고 싶다.

옛날 사극에 나오는 주막 같은 곳이 아직도 있다면

평상에 걸터앉아 안동소주 한잔 걸치고 싶다. (조선 version 허세)


일주일이 넘었지만, 뜨겁고 쌉싸름하고 구수한 그 맛이 아직도 혀끝에 생생하다.




추천 블로그 (이분은 명인 안동소주를 드셨네. 근데 댓글들 마지막엔 분위기 안좋음 ㄷㄷ)

http://blog.naver.com/fromunder?Redirect=Log&logNo=20088408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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