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酒 liquor

주절주절 2008. 2. 29. 22:16

나는 술을 못마시지는 않는다.
어디가서 자랑할 주량까지는 아니지만, 지금도 평균 이상은 충분히 마실 수 있다.
아, 어디가서 자랑할건 있다. 안주를 엄청나게 먹어댄다는거.
그 누구보다 많이 먹을 자신있다. 아, 이건 자랑이 아니고 꼴불견 1순위인가.ㅋㅋ-_-

술을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한건 대학교 1학년때부터.
신입생이 다 그렇듯, 엄청나게 마셔댔다. 자의보다는 타의로. 사실, 향우회 모임 나가서 가장 많이 마셨다. 사발식부터 시작해서, 선배님들께서 권하는 술을 거절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신입생이니까 주는대로 마셔야지.-_- 그때 동기들이 하나둘 떨어져나갔지만 나는 버텼고, 내 인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들은 바로 향우회 선배님들이다. 물론 술을 잘 마셔서라기보다는 내가 다가가려고 노력했고, 강하게 나온다고 꿍하게 있지 않았던 내 성격도 있었고, 선배들도 나를 아껴주셨기 때문일거다. 특히 누나들이. 히히 *-_-*

그건 그렇지만, 안마시던 술을 단기간에 많이 마셔서 그런지 나의 주량은 점점 떨어졌다. 소주잔을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날때가 많았으니.-_-;; 술병도 나고 그랬다..
군대 갔다오고 나이도 먹어서 그런지.. 요즘 주량은 그때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요새는 술자리에서 나에게 술을 권하는 사람도 없고.. 내가 마시고 싶은대로 마시는거라 별 상관은 없다. 술자리에서 후배에게 억지로 권할 생각도 없다. 술 아까워..-_-a

많이 마시던 시절이랑, 요즘이랑 주량은 차이가 있지만.. 변하지 않는게 있다.
나는 술을 마시기 위해 술을 마신 적이 없다.
그래, 누가 신기한 술이라도 가지고 왔으면 그거 맛보려고 마신 적은 있지..
그런 것 빼고는 술 자체가 목적이 됐던 적이 없다.
취업에 실패해도, 실연을 당해도.. 그것들이 이유가 되어 술을 마신 적은 없다.
물론 사람마다 가치관의 차이가 있다. 술이 목적인 사람도 있다. 당연히 우열은 없다.

나는,
좋은 사람과 함께
좋은 이야기를 하며 마시는 술 한잔.
그 자리가 좋을 뿐이다.

나에게 있어 술이라는건,
좋은 자리를 더 빛내주는 도구로서 가치가 있다.

나와 마주한 사람과
서로의 마음을 얼마나 열었는지가 궁금하지,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는 알고싶지 않다.

나는,
술이 아니라..
사람에 취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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