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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같은 토요일에 놀지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을 안한건 아니었다.
바로 생각을 고쳐먹긴 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자원봉사 다운 자원봉사를 해본 적이 없어서다. 이번에 가는 것도 신입사원 교육 일정에 포함이 된거라서, 자의로 가는건 아니지만 왠지 느낄게 많을 것 같았고, 은근히 기대도 됐다.

기대는 했지만, 사실 너무 피곤했다. 오전 7시 30분까지 본사 집결이었기 때문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했다.-_-; 내가 잠을 자는건지, 잠이 나를 자는건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분당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도착해서, 본사 앞에서 30분 가까이 대기해야 했다.

우리가 간 곳은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어느 시설이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중증뇌병변 장애인들이라고 한다. 연령대는 1세부터 28세까지.
나는 남자생활실에 배치가 됐다. 동기 두명과 함께, 9명의 장애인을 보살폈다.
목욕시켜주는 걸 돕고, 옷 갈아입히고, 산책을 시키고, 점심때는 밥도 먹여줬다.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석현이에게 밥을 먹여 주는데, 한시간동안 떠먹여줬는데도 절반을 못먹였다. 불쌍하다고 여길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밥 먹여줄때 엄청 안타까웠다.
산책시켜줄때 휠체어를 밀며 여러 이야기를 해줬다. 사실 의사소통도 거의 안된다. 내가 말을 해줘도 알아듣는지 알 수가 없고, 상대방은 아예 말을 하지 못한다. 표현은 못해도 거의 다 알아듣는다고 해서 최대한 눈을 맞추며 얘기하려 노력했다.
석현이는 15살이다. 근데 얼굴이 참 미남형이다. 특히 피부가 진짜 깨끗하다. 손이랑 손톱도 이쁘고. 내가 계속 칭찬해줬다. 웃는 모습은 결국 못봤지만 속으로 좋아했을거다. "나도 잘생겼지?"라고 물었지만 역시 외면당했다.. ㅎㅎㅎ;

여기서 하는 봉사활동은 하루 잠깐 가지고 될게 아니었다. 뭔가 별로 안한것 같은데 시간이 빨리 흘러갔다. 그치만 회사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챙겨주는게 다행이다. 우리 회사 임직원들은 의무적으로 정해진 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반드시 해야한다. 여기도 다음에 또 다시 올거라니깐 뭐.. 그때 오면 오늘보다 더 잘해줄 수 있겠지?

사지 멀쩡하게 살아오고, 군대도 잘 다녀오고.. 이렇게 살고 있는 내 모습에 무한한 감사를 느끼게 됐다. 입사한지 겨우 5일째인데 피곤하다고 아우성치던 내가 진심으로 부끄러웠다. 늘 간절하게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하겠다던 면접때의 다짐이 어느새 흐려지고 있었다. 배부른 생각 집어치우고, 내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고.. 행복을 누려야지. 오늘 갖게된 이 마음가짐.. 평생동안 갖고 가겠다. 만약 잊어버릴것 같으면, 봉사활동 또 하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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