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씨더맥스 노래다. 사랑의 詩.(이 글의 배경음악으로 깔고 싶지만 저작권의 압박;)
2003년 겨울에 발표되어, 2004년 초에 가요 순위를 석권했던 곡이다.
2004년 초에 가요 순위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난 뒤늦게 알았다.
이 노래가 실린 엠씨더맥스의 앨범이 발표됐을때 쯤, 나는 세상을 뒤로한채(?) 입대를 준비하고 있었고, 훈련소에 들어가 눈밭에서 낮은 포복으로 기어다니며 군복 앞섶을 통해 가슴으로 들어오는 눈덩이들의 썅콤함을 느끼고 있을때, 이 노래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석권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름하여 나의 "입대곡"인 것이다. 훈련소 조교가 어설픈 가성으로 흥얼거리던 노래가 이 노래였던 것이다. 부를려면 잘좀 부르지.-_-
군대 있을때 들었던 노래들을 요즘 들으면 그때가 생각난다. 물론 군대 가기 전에 들었던 노래도 비슷한 느낌을 받지만, 아무래도 인생의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던 것이 군 시절이니까. 더욱 특별하게 와닿는 것이다.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은 후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밤에 침낭 안에서 집생각과 친구들 생각을 할때, 내무실의 스카이라이프 오디오채널에서 은은히 흘러나오던 노래를 들으며 베갯잎을 눈물로 적셨..-_-;; 그 노래는 바로 신승훈의 "그런 날이 오겠죠"였다. 안타깝고 슬픈 노래다. 이등병의 편지 이후로 눈물을 많이 흘렸던 곡이다.-_-
100일 휴가를 다녀오자마자 gop에 투입되었고, 그 무렵 들었던 노래가 고유진의 "걸음이 느린 아이", 락스톤의 "It's my rain" 등 이었다. 내무실 왕고가 좋아하던 노래라, 나도 자연스럽게 많이 듣게 되었다. 아니, 내가 들은게 아니라 나의 귀로 들려온 거겠지만. "걸음이 느린 아이"는 대북방송용 스피커에서도 꽤나 자주 흘러나왔던지라 야간 근무때도 꽤 들었다.ㅋ
그 후로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삽입곡 "그대 곁으로"가 살짝 익숙해졌다가, 여름이 되자, 이승기가 부른 "내 여자라니까"가 아주 대 히트를 쳤다. 엠넷에서 맨날 흘러나왔다. 김사랑이 출연한 뮤직 비디오 아니면 라이브 방송 화면으로. 하지만 너무 자주 나온 탓에 나중엔 우리 소대원의 질투를 사서 결국 사장돼버렸다.-_-
가을에는(2004년) 뭘 들었는지 생각이 잘 안난다. 사실 그때는 군생활하면서 뭘 했는지도 가물가물하다. 엄청나게 바빴던 것 같다. 경기도 gop에서 철책이 뚫리고,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노래고 뭐고 항상 긴장 상태로 근무를 섰던 것이다. 정말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고, 전쟁이 나면 제일 먼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태였는지라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도 살짝. 하하하;;
겨울의 초입에서(사실상 10월부터 겨울이지만 여기선 그냥 12월 무렵으로)는 "눈의 꽃"이 독보적이었다. 11월부터 KBS 2TV에서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인기는 우리 소대에도 몰아쳤고, 박효신이 부른 "눈의 꽃"은 내무실의 스피커에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흘러나왔다. 질릴때면, 나카시마미카가 부른 원곡 "雪の華"도 간간히 들었을 정도이니.
눈의 꽃을 수백번 듣고 질리면서 눈온 다음에 절경을 이루는 산속의 실제 눈꽃마저 질려갈때 쯤 본격적인 한파가 몰아쳤고, 추운건 둘째치고 물이 완전 없어서 간부고 병사고 거지꼴이 되어갔다. 중대장님마저 머리가 떡질 정도였으니.-_- 뭔가 힘이 되는 노래를 듣고 싶었지만 그때 인기였던 곡은 엠씨더맥스의 "행복하지 말아요"였다. 뭘 행복하지 말아.. 물이 없어 건빵과 햄버거 빵으로 끼니를 때울 때도 있었고 한달에 머리를 두번 감고 발은 일주일에 한번 "닦을" 판이었는데 행복하지 말라면 어떡하라고.-_- 겨울이라 그런지 기분 좋은 노래는 별로 안나오고 이별에 관한 노래들만 주구장창 들었다. 우울하게시리. 내가 좋아라하던 이은주님이 세상을 떴고, 내가 완전 사랑하던-_- 한가인님이 결혼발표를 하던 때라 나의 정신상태는 초황폐화상태였다. 노래고 뭐고 아무것도 듣기 싫었던 떄였다.
지옥같은 참담한 겨울을 보내고 개나리가 피어나려 할때쯤, 1년간의 gop 생활을 마치고 내려왔다. 봄이 되자 버즈 2집의 광풍이 우리를 몰아부쳤다. 저녁에 청소시간에 티비에서 "겁쟁이"가 흘러나온다치면, 상병급 이상들은 전부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건뭐 합창반도 아니고...-_- 버즈 2집에 유난히 명곡이 많았던 터라, 버즈의 갖가지 곡이 귀에 들렸고 입에서 흘러나왔었다. 나는 겁쟁이랍니다~
뭐야 그냥 키보드 두드리다보니 이렇게 많이 썼네. 어쨌든 SG워너비와 함께 버즈가 나의 말년까지 함께 했다. 오히려 말년에 훈련이 몰려 있어서 그 시절의 기억은 또다시 파편이 되어 흩어져있다. 그땐 짜증났지만 나름 시간이 빨리 갔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지.
암튼 그렇다. 나는 노래 듣는걸 참 좋아한다. 그렇다고 뭔가 매니악한 것도 아니라 그저 남들 좋아하는거 나도 좋아하고.. 한마디로 대중성을 따라가는 거지만 항상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있을만큼 노래는 내 삶의 일부이다. 3년전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제목하야 "느낌이 오는 노래"라고.-_-; 그 글을 마무리 지었던 문구를 살짝 베끼면서 이 글을 끝내야겠다. 두서도 없는 글인데 길기까지 해서 내가 힘들다.-_-
노래는 음악하는 사람들이 만들고 노래하는 사람들이 부르는 거지만, 느낌을 만들어가는건 결국 우리 자신이다. 애써 가슴에 담아두려 하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지금의 상황과 함께 어떤 노래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의 추억이 되어 남아 있을 것이다.
그 노래는.. 바로 지금 우리들의 귓가에 들리는 노래일지도 모른다.^^
2003년 겨울에 발표되어, 2004년 초에 가요 순위를 석권했던 곡이다.
2004년 초에 가요 순위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난 뒤늦게 알았다.
이 노래가 실린 엠씨더맥스의 앨범이 발표됐을때 쯤, 나는 세상을 뒤로한채(?) 입대를 준비하고 있었고, 훈련소에 들어가 눈밭에서 낮은 포복으로 기어다니며 군복 앞섶을 통해 가슴으로 들어오는 눈덩이들의 썅콤함을 느끼고 있을때, 이 노래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석권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름하여 나의 "입대곡"인 것이다. 훈련소 조교가 어설픈 가성으로 흥얼거리던 노래가 이 노래였던 것이다. 부를려면 잘좀 부르지.-_-
군대 있을때 들었던 노래들을 요즘 들으면 그때가 생각난다. 물론 군대 가기 전에 들었던 노래도 비슷한 느낌을 받지만, 아무래도 인생의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던 것이 군 시절이니까. 더욱 특별하게 와닿는 것이다.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은 후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밤에 침낭 안에서 집생각과 친구들 생각을 할때, 내무실의 스카이라이프 오디오채널에서 은은히 흘러나오던 노래를 들으며 베갯잎을 눈물로 적셨..-_-;; 그 노래는 바로 신승훈의 "그런 날이 오겠죠"였다. 안타깝고 슬픈 노래다. 이등병의 편지 이후로 눈물을 많이 흘렸던 곡이다.-_-
100일 휴가를 다녀오자마자 gop에 투입되었고, 그 무렵 들었던 노래가 고유진의 "걸음이 느린 아이", 락스톤의 "It's my rain" 등 이었다. 내무실 왕고가 좋아하던 노래라, 나도 자연스럽게 많이 듣게 되었다. 아니, 내가 들은게 아니라 나의 귀로 들려온 거겠지만. "걸음이 느린 아이"는 대북방송용 스피커에서도 꽤나 자주 흘러나왔던지라 야간 근무때도 꽤 들었다.ㅋ
그 후로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삽입곡 "그대 곁으로"가 살짝 익숙해졌다가, 여름이 되자, 이승기가 부른 "내 여자라니까"가 아주 대 히트를 쳤다. 엠넷에서 맨날 흘러나왔다. 김사랑이 출연한 뮤직 비디오 아니면 라이브 방송 화면으로. 하지만 너무 자주 나온 탓에 나중엔 우리 소대원의 질투를 사서 결국 사장돼버렸다.-_-
가을에는(2004년) 뭘 들었는지 생각이 잘 안난다. 사실 그때는 군생활하면서 뭘 했는지도 가물가물하다. 엄청나게 바빴던 것 같다. 경기도 gop에서 철책이 뚫리고,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노래고 뭐고 항상 긴장 상태로 근무를 섰던 것이다. 정말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고, 전쟁이 나면 제일 먼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태였는지라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도 살짝. 하하하;;
겨울의 초입에서(사실상 10월부터 겨울이지만 여기선 그냥 12월 무렵으로)는 "눈의 꽃"이 독보적이었다. 11월부터 KBS 2TV에서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인기는 우리 소대에도 몰아쳤고, 박효신이 부른 "눈의 꽃"은 내무실의 스피커에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흘러나왔다. 질릴때면, 나카시마미카가 부른 원곡 "雪の華"도 간간히 들었을 정도이니.
눈의 꽃을 수백번 듣고 질리면서 눈온 다음에 절경을 이루는 산속의 실제 눈꽃마저 질려갈때 쯤 본격적인 한파가 몰아쳤고, 추운건 둘째치고 물이 완전 없어서 간부고 병사고 거지꼴이 되어갔다. 중대장님마저 머리가 떡질 정도였으니.-_- 뭔가 힘이 되는 노래를 듣고 싶었지만 그때 인기였던 곡은 엠씨더맥스의 "행복하지 말아요"였다. 뭘 행복하지 말아.. 물이 없어 건빵과 햄버거 빵으로 끼니를 때울 때도 있었고 한달에 머리를 두번 감고 발은 일주일에 한번 "닦을" 판이었는데 행복하지 말라면 어떡하라고.-_- 겨울이라 그런지 기분 좋은 노래는 별로 안나오고 이별에 관한 노래들만 주구장창 들었다. 우울하게시리. 내가 좋아라하던 이은주님이 세상을 떴고, 내가 완전 사랑하던-_- 한가인님이 결혼발표를 하던 때라 나의 정신상태는 초황폐화상태였다. 노래고 뭐고 아무것도 듣기 싫었던 떄였다.
지옥같은 참담한 겨울을 보내고 개나리가 피어나려 할때쯤, 1년간의 gop 생활을 마치고 내려왔다. 봄이 되자 버즈 2집의 광풍이 우리를 몰아부쳤다. 저녁에 청소시간에 티비에서 "겁쟁이"가 흘러나온다치면, 상병급 이상들은 전부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건뭐 합창반도 아니고...-_- 버즈 2집에 유난히 명곡이 많았던 터라, 버즈의 갖가지 곡이 귀에 들렸고 입에서 흘러나왔었다. 나는 겁쟁이랍니다~
뭐야 그냥 키보드 두드리다보니 이렇게 많이 썼네. 어쨌든 SG워너비와 함께 버즈가 나의 말년까지 함께 했다. 오히려 말년에 훈련이 몰려 있어서 그 시절의 기억은 또다시 파편이 되어 흩어져있다. 그땐 짜증났지만 나름 시간이 빨리 갔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지.
암튼 그렇다. 나는 노래 듣는걸 참 좋아한다. 그렇다고 뭔가 매니악한 것도 아니라 그저 남들 좋아하는거 나도 좋아하고.. 한마디로 대중성을 따라가는 거지만 항상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있을만큼 노래는 내 삶의 일부이다. 3년전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제목하야 "느낌이 오는 노래"라고.-_-; 그 글을 마무리 지었던 문구를 살짝 베끼면서 이 글을 끝내야겠다. 두서도 없는 글인데 길기까지 해서 내가 힘들다.-_-
노래는 음악하는 사람들이 만들고 노래하는 사람들이 부르는 거지만, 느낌을 만들어가는건 결국 우리 자신이다. 애써 가슴에 담아두려 하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지금의 상황과 함께 어떤 노래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의 추억이 되어 남아 있을 것이다.
그 노래는.. 바로 지금 우리들의 귓가에 들리는 노래일지도 모른다.^^